평창 유치위는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고위 인사의 움직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쟁 도시들이 이를 모니터해 역이용하기 때문이다.
뮌헨도 평창에 대한 경계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유치위 베른하르트 슈방크 CEO는 3일 더반 노스비치호텔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평창을 자극했다. 한국 기자 30여 명이 참석해 ‘뮌헨의 강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는데 대답을 피한 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곤 IOC에 “한국 취재진 때문에 다른 외국 기자들이 질문을 못 했다. 고의적인 행사 방해 아니냐”며 항의했다.
뮌헨 유치위는 3일 더반 해변에 스키 리프트를 설치했다. 여름 휴양지 더반에 겨울 느낌을 가미했다는 거다. 그러나 이 행사는 하루만 열린 채 끝났다. 뮌헨 유치위의 스키 리프트 이벤트는 2014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소치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소치는 4년 전 IOC 본부 호텔 부근 식당 자리에 가로 16m, 세로 14m의 아이스링크를 만들었다. 당시 소치는 평창에 역전승을 거두며 2014년 대회를 유치했다. 뮌헨도 그런 소치를 벤치마킹하며 평창을 압박한 것이다.
○ 자크 로게의 미묘한 속내?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4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에 도움이 되지 않을 발언을 했다. 그는 “평창과 뮌헨, 안시 중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가장 유력한 도시가 떨어진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또 IOC에는 올림픽 대륙별 순환 개최 정책은 없다고 했다.
로게 위원장은 “안시를 둘러싼 비관론은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1994년 겨울올림픽 유치전 당시 외스테르순드(스웨덴)가 부동의 1위였지만 투표에서 릴레함메르(노르웨이)가 개최지로 결정된 것을 예로 들며 안시도 끝까지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